벚꽃이 만개한 봄밤엔
소주에 취한 그가 있고,
그리움이 만개한 봄밤엔
벚꽃에 취한 내가 있다.
그리운 봄밤이면
그를 사랑했던 마음이
꽃보다 먼저 다시 피어나곤 한다.
노을이 드리운 한강공원 잔디 위로
여름은 그렇게 시작되었고,
돗자리를 펴고
시원하게 치맥을 나누는 연인들 사이에도
그와 내가 있다.
퇴근길 여의도 강변길을 운전하며
늘 같은 상상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설렜다.
돗자리 위에 나란히 앉아
치맥을 하며,
누워서 무릎도 베고
하늘의 별도 세고,
일 년을 꼬박 떠서 준비한
털목도리를 보냈던 그해 겨울,
적어도 내 손끝만은 따뜻했다.
어쩌면
내가 그를 그리워하게 된 건
그때부터였는지도 모른다.
“여의도 가면 맥주 한잔 하자.”
그 한마디로 그가 들어왔다.
그 말에 의미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모를 일이다.
기다리는 사계절 내내
한겨울처럼 차가운
그가 있었고,
프사 속 털목도리를 두른 채
따뜻한 봄밤처럼 웃는
그가 있었다.
오늘 라디오에서 김장훈의 노래가
흘러 나왔다.
아직도 "나와 같다면…"
🦋 Soo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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